간첩단 사건이 대부분 혐의 없다고 판결이 난지 얼마나 되었을까?
헌데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사건이 발생했었죠. 서울경찰청은 4/23일 주한미군 시설과 훈련 상황을 찍은 뒤 인터넷 등에 올려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사진작가 이시우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출처: 한겨레]
도대체 누가 어떻게 하면 국가보안법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일까?
저는 흔한 말로 밀리터니마니아 중 한명입니다. ‘버거비의 잠수함 탐방’이라는 웹사이트의 주인장이죠. 지금은 거의 업데이트를 안하고 있지만, 여전히 헌책방에 가면 군사잡지를 싹쓸이 하는 족속입니다.
경찰이 밝히는 혐의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 보겠습니다.
– 2004년 진해에서 미군 핵잠수함을 촬영
미국의 로스엔젤리스급 공격원잠에 관해서는 밀리터리마니아라고 불리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그 성능과 제원에 대해서 상식이 있을 것입니다. 동급의 잠수함이 진해 앞바다에 부상했었고, 그 사진을 공개 했던 것인데. 바다에 떠있는 잠수함이 기밀일까요? ‘웃기죠’ 이씨가 바다 속에서 작전 중인 그 잠수함을 찍었다거나, 잠수함의 항로나 작전수역등을 밝힐 수 있다면 뭔가 의심이라도 할수 있을텐데 바다에 떠있는 미국 잠수함을 찍었다고 간첩이라니
LA급 잠수함에 관해서는 서적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된 정보(물론 사진도)가 참으로 많습니다. 심지어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는 LA급 잠수함에 동승해서 내부를 촬영하고, 잠수함작전에 관한 상식을 넓혀주는 다큐멘터리 까지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 미군기지의 화학무기
미군 기지를 견학하거나 주변을 돌아볼 경우가 있다면 보통 선명한 각각의 컬러(빨강, 주황등)와 함께(해골문양같은) 위험을 알리는 지하벙커와 같은 구조물이나 시설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대부분 화학무기 저장고입니다. 실례로 철수한 필리핀의 미군기지 주변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고, 인근의 주민들이 미군이 떠난 후에도 고통 받은 사실로 그것들이 단순 오염물질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열화우라늄탄 등과 관련한 3급 군사기밀
미군의 M1A1전차의 포탄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고, 방사능오염이라는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제 삼은 정보는 팰링크스의 탄환을 말함일 텐데. 우리해군이 도입하는 KDX-III는 미국제 이지스시스템과 함께 근접방어무기로 20mm팰링크스를 장착하게 되는데. 그 탄환이 바로 열화우라늄 탄환입니다. 미국은 서방의 근접방어 무기시장을 양분하는 네덜란드 골키퍼30mm(KDX-I,II 의 장착무기)에 비해 20mm가 파괴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닙니다.

– 유엔사령부의 해체를 위한 한일 연합을 추진
1975년 11월 UN 30차 총회에서 한반도에서 UN사령부 해체를 결의하고 미군철수를 못 박은 적이 있습니다. 절차에 따르면 1976년 1월 1일 부터 UN사령부를 없애고, 주한미군도 철수 하는 것이 순리죠. 주한미군 사령관이 UN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으니 당연히 미군이 한반도에서 군대를 지휘할 권한이 없는 셈이니깐.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할 수 조차 없지요. 실행되어지지 못하고 있는 UN의 총회의 결정을 실천하자는 것이 국가보안법위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밀리터리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http://bemil.chosun.com)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아 들여 할 네티즌이 수두룩합니다. 물론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자는 국가전복을 여러 번 기도한 고정간첩이겠죠.
아무리 악법도 법이라지만 국가보안법은 늘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인지라, 수사나 재판 따위는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우리나라의 안녕을 보장한다는 착각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자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제가 만약 간첩이고 경찰이 말하는 기밀을 찾을라 치면, 우선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구해서 보고,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웹서핑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환경이 참 좋아서 가끔 방위사업청에서 3급기밀 정도의 정보는 자주 흘려 줍니다.
서둘러 경찰의 경솔함을 사과하고 사진작가를 이시우씨를 돌려보내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철폐로 더 이상 무고한 시민들이 오해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화가 나서 제 블로그에 몇자 적었던 글을 이곳으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