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 집필진 “수정권고 거부” 공동성명 | |
| 5개 출판사 9명 “역사교육, 정권 입맛대로 못해” “안 고쳐도 문제 없어…좌편향 공세도 허구” 지적 | |
![]() | 김소연 기자 김명진 기자 |
주진오 상명대 교수와 한철호 동국대 교수, 홍순권 동아대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를 대표해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는 역사학자들과 역사 교사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수정권고안을 발표했다”며 “이번 수정 권고는 정권이 바뀌면 교과서도 바뀔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기는 것으로, 다시 국정교과서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권고안을 만들어 수정을 강요하면서 집필자를 설득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집필자와 출판사에 압력을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집필자들은 또 수정권고 내용을 보면 교과서에 대한 ‘좌편향’ 공세가 허구였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진오 교수는 “수정권고안 55건 중 절반 이상은 숫자를 채우기 위해 들어갔다고밖에 볼 수 없는 ‘첨삭지도’ 수준으로, 고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는 내용”이라며 “교과서포럼 등이 수정을 요구한 15개 항목이 쟁점이 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좌편향’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아니라, 검정제도 아래에서 다양성의 측면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8건의 수정권고를 받은 금성출판사 필자인 홍순권 교수도 “교과서 256쪽에 있는 ‘일장기가 내려진 자리에 성조기가 올라갔다’는 부분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민족의 자긍심 운운하며 본문도 아닌 참고자료까지 삭제를 요구한 교과부가 오히려 지나치게 주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권고를 한 건도 받지 않은 대한교과서 필자인 한철호 교수는 “이번 문제는 특정 출판사를 넘어 역사교육과 검인정 제도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 성명에는 금성출판사의 김한종(한국교원대)·홍순권·김태웅(서울대) 교수, 대한교과서의 한철호·김기승(순천향대) 교수, 법문사의 김종수(군산대) 교수,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주진오 교수, 천재교육의 한시준(단국대)·박태균(서울대) 교수 등 5개 출판사 집필자 9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일단 집필진을 일일이 만나 거부 사유를 듣고 논리적으로 따져본 뒤 수정권고를 수용하도록 설득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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