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부끄러울 정도로 청와대가 낡았다?

By |2008-12-10T06:06:37+00:0012월 10th, 2008|옛 게시판/옛 회원게시판|

조은미(오마이뉴스 기자)

경제가 위기라 서민은 살기 힘들어도 역시 청와대 통은 남다르다. 청와대가 지난 7개월간 물품 구입비로 14억원을 썼단다. 서울신문은 “청와대 대통령실이 11월 30일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2008년 월별 신규 취득한 재물현황’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취임(2월25일)뒤 3~9월 청와대는 관내 물품 구입(노후 교체 및 신규구입)을 위해 모두 14억 4046만원을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당최 뭘 샀기에 14억원이나 쓴 걸까?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영빈관 의자와 가구 교체에 1억 882만원, 커피 메이커(158만원), 공기방울 쌀 씻는 장치(330만원), 손소속기(146만원), 우산꽂이(133만원), 헬스사이클(280만원), 비디오카메라(7200만원)와 편집기(5800만원)을 구입하느라 그 많은 돈을 쓰셨다. 파라솔 구입비도 676만원이란다.

이 물품구입비가 논란이 일자, 청와대 공식블로그 ‘팔작지붕아래’가 해명했다. “청와대 환경이 결코 ‘럭셔리’하지 않습니다. 건물이 노후해도 ‘청와대가 뭘 한다’고 하면 상징성 때문에 모두 쟁점 사항이 되기 때문에, 쉽게 바꾸지 못합니다. ‘외빈’에게 소개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노후한 설비가 많습니다.”

청와대 팔작지붕은 청와대 근무자 눈도 ‘팔작’으로 만들어버리는 재주를 가진 건가? 청와대가 럭셔리하지 않다니 궁금하다. 청와대에는 ‘강부자’만 계셔서 눈이 이리들 높으신 건가? 청와대가 럭셔리하지 않다면, 어디가 럭셔리하다는 걸까? 그 말이 지닌 뜻을 간파한 누리꾼이 말했다. “부자가 청와대로 들어가니 모든게 허름해 보이나 봅니다” 다른 누리꾼도 거들었다. “나 청와대 가봤다. 그게 허름해? 베르사유 궁전을 짓지 그러냐?” 조금 있으면 청와대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고 글로벌하게 만들겠다며, 청기와만 빼고 모든 걸 이탈리아제, 프랑스제로 바꾸시겠다. 쉽게 못바꾸신게 14억원이라니, 쉽게 바꿀 수만 있으면 140억원은 쓰시겠다.

아무튼 14억원으로 구매한 물품의 실제 가격과 바가지 논란이 일자 한 누리꾼이 말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솔선수범해 바가지 쓴게 아닐까?” 아무래도 우리 청와대는 프랑스 왕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정하신 듯하다. 안그래도 이명박 대통령께서 올해 일찍이 미국산 쇠고기를 가리켜 “질 좋은 고기를 싸게 먹는다. 맘에 안들면 안사먹으면 된다”라거나, 밀가루 가격이 올라 서민이 살기 힘들다는 말에 “쌀로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라고 하신 바 있다. 일찍이 서민이 굶어죽는다고 하자, “빵 없으면 케이크 먹으면 되지”라는 명언을 남겼다느 마리 앙투아네트가 ‘시대를 잘못 만난 게 죄야’라며, 저승에서 땅을 치고 안타까워하겠다.

* 시사IN(2008.12.13 제6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