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KYC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박수민 학생입니다.
이번주부터 KYC활동을 잘 이해하기 위해 회원들을 만나고 시민사회의 이해를 위해 다른 NGO단체들을 방문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명난회원님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에서 만난 이명난 회원님과의 인터뷰를 Q&A 형식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현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장, 직장암 분야에 한정하여 치료목적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모니터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성 길라잡이의 1기로 활동했고 대표가 된 것은 그 안에서 회원들에 추천에 의해 투표를 해서 당선되게 되어 대표로 활동하였습니다.
-어떻게 KYC를 처음 접하시게 되었나요?
원래 문화유산이나 유적에 관심이 많아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도성길라잡이 모집공고가 있는 걸 보게 되었고 그 전까지 KYC를 모르다가 이 도성길라잡이활동에 지원하게 되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속적인 활동을 하게 된 동기?
자원 활동의 개념이라기보다 저를 위한 활동 같아서 지속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그 안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림이 좋았어요. 지식도 쌓을 수 있고 인간관계도 맺을 수 있으니 자연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또 매번 활동을 하고 난 후에 뒤풀이 자리가 있는데. 저희들끼리는 ‘2부 수업’이라고도 불요. 그 안에서 답사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하기도 하고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역사를 다른 관점으로 재조명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인조반정인가 쿠데타인가”, “5.16혁명인가 쿠데타”인가 하는 문제는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인조반정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문제가 현재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인조반정에 성공한 세력들은 노론이고 그 노론세력이 쭉 이어져 일제 강점기때는 그들 세력이 유학을 다 다녀와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을 때 그들이 지식층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나 모든 책들이 그들의 생각으로 집필되었고 실제로 그래서 저희시대에는 교과서에 근현대사 부분은 마지막 2~3페이지 정도로 이때는 “무슨 사건이 있었다” 정도로만 공부했어요. 그런데 그 안에 잘못 기술된 표현도 많았고 때문에 최근 ‘광해군을 재조명’하는 등의 역사 재조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명난회원님에게 도성길라잡이 활동이란?
활동을 하면서 제 자신이 많이 변화되는 것을 느꼈고 그건 현재도 진행형인 것 같아요. 활동을 하며 제 생활양식이나 패턴이 변화했고 또한 사람들에게 역사에 나온 것뿐만이 아닌 그 이면에 대한 메세지도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식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고 이 때문에 역사의식도 바로세울 수 있는 활동인 것 같아요.
–활동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고의 변화가 가장 큰데요. 제가 도성길라잡이를 시작한 건 큰 딸이 고3일 때였어요. 집에서 잡지나 TV를 보다가 생활패턴이 바뀌니 제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아이들이 저를 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던 것 같아요. 좀 더 인격적으로 대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웃음).
-길라잡이 안내를 하셨던 중 힘들었던 부분이나 가장 좋았던 경험은?
우선 처음 시민들 앞에서 길라잡이를 하던 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제가 사람들 앞에 서니까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듯 하얘져서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같은 설명을 되풀이 했던 것 같아요. 2년은 힘들었는데 그 과정동안 그래도 안내를 듣는 대상에 따라 눈높이를 다르게 이야기 하는 법을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초등학교 교과서를 읽고 그 눈높이로 아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문화교양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대학교에서 문화교양을 다시 전공하는 등의 노력도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들었던 안내는 중,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내였어요. 역사모임동아리에서 온 역사 선생님들이셨는데 안내를 하다보면 역사의식이나 시민의식변화에 대한 메세지가 들어가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은 수업위주의 메세지를 전달하니까 의견을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로 인식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안내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반대로 좋았던 경험도 있는데 제가 2012년도 마지막으로 서울중앙지부 판사님들 안내를 하게 되었어요. 이미 그 분들은 지식도 많고 연세도 있으셔서 서울의 산 역사를 몸으로 체험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고 안내를 나갔는데요. 근대사 얘기를 할 때는 ‘맞아 그 땐 그랬지“라고 리액션도 많이 해주시고 질문도 해주시고 해서 준비 할 때는 너무 떨렸는데 오히려 그런 리액션이나 질문이 많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도성길라잡이 대표를 역임하시면서 그 안에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셨나요?
저는 별로 대표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일반 회원일 때와 달리 운영도 하고 대외적 활동도 필요했기 때문에 사고의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변화시킨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대표가 되었을 때는 2~3년차였기 때문에 활동하는 회원의 수가 많지 않아서 회원확대 운동에 주력했어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이 도성길라잡이활동이 정기적인 투어로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그 전까지는 도성길라잡이 활동이 비정기적으로 운영되었다는 말씀인가요?
네. 그전까지는 정기적인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있는 디자인플라자&파크에서 낙산까지의 구간을 안내하는 걸로 시작했는데 그런 공간이 너무 오픈된 공간이다 보니 사람들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간간히 단체신청을 모아 운영하다가 단체로 2년에 한두 번 한양도성을 돌았는데 이걸 정기적인 안내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구간이 하루에 다 돌기 어려워 4개의 산을 중심으로 4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종로구청에서 회원모집을 그쪽에서 해주고 저희가 안내를 해주는 형식으로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그걸 계기로 2010년에 시범운영으로 30~40명의 회원이 안내를 하였는데 이때 설문을 하며 평가도 받아서 그것을 바탕으로 안전문제나 문화재에 관한 것은 문화재청에 건의하고 저희 안내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자리를 조금씩 잡게 되었습니다.
–왜 종로구청에서 도성길라잡이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가요?
일단 종로구청 관할지역에는 서울에 있는 문화재 중 다수가 포함되기 때문에 종로구청에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고 이것을 어떻게 운용할까 고민을 하다보니 저희와 연계하게 되고 이렇게 활성화가 된 것 같습니다.
-이런 NGO단체에 대한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엔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단체. 내가 아닌 남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참여하다보니 누구든지 관심만 가지면 할 수 있는 작은 참여가 사회에 있어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더군요. KYC에서는 이런 3% 활동을 내세우고 있고 저는 이런 모토가 마음에 듭니다. 작은 것이지만 참여할 기회가 있으니까요. 또한 예전에는 민주주의 운동을 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것만이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남이 아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조금이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KYC에서 이런 활동이 생겼으면 좋겠다거나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제가 보기에 요즘에 기업과 단체가 연계해서 활동을 하는 게 많은데요. KYC도 사람들이 참여해야만 재정이나 여러 문제가 해결되고 운영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기업 또는 기관 같은 곳과 연계해서 활동의 폭을 좀 더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사무국의 규모도 작고 회원들도 그것을 수용하기에는 작은 인원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업이나 다른 단체의 사람들과 함께 조금 더 참여의 폭을 넓혀 활성화 한다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회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적극적이라는 말이 매우 광범위한데 어쨌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회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활동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회사에는 봄, 가을에 야유회 같은 것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운동회 같이 다같이 모여서 결속력을 다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봄에 1박 2일로 한 번 가기는 하는데 먼 장소로 가고 그래서 많은 인원이 참가하지 못하는데 꼭 이런 야유회가 아니더라도 KYC전체를 위한 워크숍이나 세미나 같은 것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2012년 KYC운영회의에서도 그런 건의를 했었는데요. 파트별로 나눠서 하는 것보다 전체 회원이 다 모여서 presentation을 하는 워크숍이 있다면 회원들이 더 결속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 같은 20대 청년 세대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 같은 것이 있을까요?
시민단체든 어떤 단체든 경험을 많이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그건 도전일수도 있지만 결국엔 자기 목표를 위해 가는 하나의 고리가 될 거에요. 시간을 쪼개서 여러 활동을 해보세요. 지금보다는 10년 20년이 흐른 뒤에 이런 활동이 밑거름이 될 거라 믿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어떤 상황이든 기회든지 그것들이 나에게 손해를 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을 통해서도 교훈은 항상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KYC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인터뷰 후기
처음에 이명난회원님을 만날 때는 “오늘은 회원분과 인터뷰를 하고 와야지”하는 마음으로 만났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점차 좋은 분과 즐거운 티타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무실안의 인턴으로만 있을 때는 몰랐던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오늘 그 자리에서 많이 듣고 느끼고 왔던 것 같습니다. 안내할 때 대상에 따라 눈높이를 달리하는 것도 그 안내활동을 통해 스스로 생활양식과 사고의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시민활동이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을 더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턴을 하면서도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시민단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내가 아닌 남들의 이야기라고 하신부분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측면이 있었는데 그것 또한 작은 참여로 그런 인식이 변화되는 과정을 옆에서 듣고 있으니 실제 시민단체에 대해 더 깊이 사고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만나주신 이명난 회원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왼쪽부터 박수민인턴, 이명난회원님, 박형호인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