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KYC 도성길라잡이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강민종 입니다.
한양도성 원정대에 참여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난 저의 멘토링 경험이었습니다.
3년 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학교가 연결해 준 용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 멘토링의
멘토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4년간 멘토링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참여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멘티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수업에 열중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책임감과 뿌듯함
으로 4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한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는커녕 10분도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받지 못했고 센터
선생님께도 막말을 하는 못 말리는 아이였습니다.
이 친구와 어떻게 한 학기를 보낼 것인가 하고 막막해하며 하루하루 마지못해 센터에 나갔습니
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을 버티다 보니 제 스스로 그 친구를 다루는 법을 알게 되고, 멘티 또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드디어 50분의 수업시간 동안 한번도 일어서지 않게 되었고, 기억하는 영어 단어도 꽤 많이 늘
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그 친구와 함께 했더니 멘티도 무척 자신감이 붙었고, 센터 선생
님도 감사함을표시하셨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도 무척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뒤부터는 어떠한 멘티를 만나더라도 이 친구를 맡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면 멘티가 발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한양도성원정대 또한 그러한 믿음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계기였습니다.
친구들이 역사박물관 앞에 도착해서 정리를 하려고 나서는데, 한편에서 한 친구가 센터의
선생님에게 대들면서 말을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발 사고만 치지 말고 조용히만 지나가라
는 마음으로 그 친구를 점 찍어두고 경계하는 것이 진행을 담당하는 저의 가장 큰 임무였습니
다. 답사가 진행되는 동안, 역시나 그 친구는 다른 한 친구와 함께 신나게 떠들면서 안내자 선
생님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큰 짝꿍과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는 사탕선물을 받으려고 질문에 답하던 수준에서,
선물이 없어도 적극적으로 안내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친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조금 시끄럽고 산만하기는 해도, 선생님들이 한양도성 원정대를 의도했던 취지에 맞게
어느 정도 따라오게 된 것입니다.
걱정했던 친구 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설명을 듣고 게임에 참여했습니
다. 신한은행 큰 짝꿍 선생님들도 작은 짝꿍에게 아는 만큼 설명해주려 노력하셨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면서 어색함을 없애려했고, 시간이 가면서 서로간의 낯설음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4시간은 그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집에 돌아가서 자기 전에 서로의 짝꿍을 한번쯤은 생각을 하고
어떠한 느낌이었는지를 떠올릴 것입니다. 서툴렀지만 몇 번의 스킨쉽과 서로에 대한 관심은
진심이었을 것이고, 그것이 얼마간은 서로의 삶에 원동력이 되거나 잠자고 있던 감성의 일부
분을 일깨웠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기에 이 친구들이 성장하는 데에 있어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고 마음을 나누고 싶어했던 어른들
의 진심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
그리고 이는 이를 진행하고 기획했던 서울KYC 선생님들과 뒤에서 도와주고 함께 걸었던
신한은행 멘토분들의 합작품이었습니다.
치밀하게 아이들을 배려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선생님들의 노고가 매 시간,
코스마다 배어나왔고, 피곤한 몸 이끌며 아침 일찍 봉사를 자원한 멘토분들의 나눔 정신이
함께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조금이나마 일손을 돕고자 참가한 한양도성원정대 프로그램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온 시간이었습니다.
* 서울KYC와 함께 하는 한양도성 원정대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한양도성 원정대 참여해주신 도성길라잡이 강민종 선생님의 참여 후기입니다.
후기를 남겨주신 강민종 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