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법궁 “경운궁”의 이름을 찾아야합니다

By |2011-12-02T02:59:07+00:0012월 2nd, 2011|서울KYC 뉴스|

 덕수궁 유지, 경운궁 환원에 대한 우리궁궐길라잡이의 입장

대한제국의 법궁 “경운궁”의 이름을 찾아야합니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 궁궐과 종묘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우리궁궐의 역사와 가치를 설명하며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자긍심을 갖도록 돕는 자원활동가이다. 우리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존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긍지를 느끼고 있다.


최근, 덕수궁이라는 궁호의 유지와 궁궐의 이름인 경운궁으로의 환원이 논의되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덕수궁이라는 명칭으로 쓰고 있는데 굳이 왜 바꿔야 하는지를 묻는이도 많다.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한제국의 상징이자 법궁(法宮_임금이 정사를 보며 생활하는 궁궐)이었던 경운궁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이후 1907년에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직후 순종은 경운궁을 덕수궁(德壽宮)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새가 수많은 왕들에게 전해지는 국권의 상징이듯이 경운궁이라는 이름은 대한제국의 법궁으로 대한제국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명칭이며 대한제국의 실권을 상징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고종황제가 일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보낸 헤이그특사의 위임장 결미에도 서명처럼 경운궁이라 친서하셨었다.


많은 사람들이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궁과 궁궐은 엄연히 성격이 다른 단어이다. 궁은 왕족 등 높은 사람들의 거주 공간을 말하지만 궁궐은 궁을 지킬수 있게 망루를 세운 곳으로 임금님이 사시는 공간을 지칭함과 동시에 나라의 통치 권력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렇듯 궁궐은 국가 권력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수백년 넘는 오랜 세월 영속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재료와 기술로 만든 가장 권위있는 공간이었으며, 선대의 왕에게 귀중히 물려받아 후대에게 소중하게 물려주어야 할 상징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선조임금, 광해군, 고종황제가 머물렀던 궐은 경운궁이다. 덕수궁이 아니다. 덕수궁은 임금의 공간이자 통치권력을 나타내는 궐의 명칭이 아닌 거주공간을 의미하는 궁의 명칭일 뿐이다.


궐과 궁은 역할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국가행사를 하기위한 법전과 어전회의를 하는 편전 등의 정치를 위한 건물이 필요 없는 곳이 덕수궁이었다. 그래서 선위(禪位_왕이 살아서 다른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일)가 있었던 정종부터 상왕인 태조를 위해 덕수궁을 별도로 만들었었고, 순종황제도 안국동에 덕수궁을 별도로 지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행되지 못하고, 대한제국의 법궁으로 사용하던 경운궁에 덕수라는 궁호를 붙여 사용하게 되었고, 이전에 혼전(魂殿_임금이나 왕비의 국장(國葬) 뒤 삼 년 동안 신위(神位)를 모시던 전각)이나 빈전(殯殿 국상(國喪) 때, 상여가 나갈 때까지 왕이나 왕비의 관을 모시던 전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예의 공간으로서 역할이 끝난 뒤에 이름을 되돌려주었으나 고종황제 인산(因山_왕족들의 장례) 이후에 경운궁으로 마땅히 이름을 되돌리고 그 공간을 다시 궐로 되돌려 놓았어야하나 그렇게 되지 못한채 현재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일제는 대한제국의 근본을 철저히 없애기 위해 갖은 만행을 저질렀다. 대한제국의 황제로 처음 하늘에 즉위를 고했던 환구단부터 선왕들의 어진을 모셨던 선원전까지 모조리 훼손하였고, 종묘와 창경궁의 연결을 끊고,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하여 공원으로 개장하기도 하였다. 창덕궁은 인정전을 포함하여 변형이 되지 않은 전각이 거의 없는 상황이고 경복궁은 대부분의 전각들을 부재까지 매각해버렸고 광화문도 옮겨버린채 그 위치에 조선총독부를 세워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국호마저 대한제국에서 조선으로 다시 되돌려 놓았다. 대한제국은 그렇게 국호도 빼앗기고 법궁의 이름도 바뀌어져서 잊혀진채 망각되어져 갔다. 법궁에 덕수라는 상왕의 궁호를 붙인 것은 궐을 궁으로 낮춤과 동시에 상왕과 함께 대한제국도 사라져버리기를 의도했던 것은 아닐까 ?


중국은 이민족의 지배 기억과 왕조정치였던 청나라를 지우기 위해서 자금성을 고궁박물관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우리도 그러한 것인가?
 원래 이름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무엇때문에 그렇게 불편하다는 것인가?
조선 초기에 개성에 덕수궁이 있었다. 서울에도 덕수궁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한제국의 법궁이였었던 경운궁은 지금 사라졌다.
덕수궁은 선왕의 거소 또는 선왕을 지칭하는 단어일 뿐이고, 경운궁은 대한제국의 정치의 중심이며 상징적 명칭이다. 국가의 위기 때마다 국난 극복의 중심에 있었던 당당한 경운궁의 이름으로 되돌려 놓는것이 그렇게 힘든 것일까?


우리궁궐길라잡이는 덕수궁을 원래의 이름인 경운궁으로 불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제국의 법궁으로 그 역할을 했던 역사적인 공간에 맞는 제 이름으로 불러주자는 것이다. 대한제국 법궁인 경운궁의 이름이 사라져버린 이 상황을 후세에 어찌 설명할 것인가? 이름이 바뀌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것이 더 구차하고 불편하지 않은가?
하루빨리, 원래의 이름인 경운궁으로 불러주자. 그것이 후세에 조금 더 당당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2012. 12. 2
서울KYC 우리궁궐길라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