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시민사회단체 폄훼와 예산삭감 중단 및 언론의 자유 보장 촉구 기자회견

By |2021-11-23T17:52:47+00:0011월 4th, 2021|서울KYC 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한 폄훼와 근거없는 예산삭감을 중단하고,
언론의 자유로운 시정 보도를 보장하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7개월이 지난 지금 서울시와 시민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9월 13일 ‘서울시 바로세우기’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를 ‘다단계 조직’에 비유하고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현금자동입출금기)’ 그리고 중간지원조직들을 ‘중개소’라며 거칠게 비판하였다. 또한 이 발언을 비판적으로 검증한 언론에 대해 서울시는 일방적으로 광고 중단을 통보하였고, 특정 언론에게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왜곡된 취재를 요청하였다. 나아가 2022년 서울시 예산편성(안)은 지역의 풀뿌리 주민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 지원조직들의 예산을 뚜렷한 근거없이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다. 오늘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행동하는 전국의 시민․지역사회단체들은 오세훈 시장의 행위가 서울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국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입장을 밝힌다.

 

1.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지난 10년간 시민단체에 1조원을 지원했다는 상세 내역을 즉시 공개하고, 근거없는 시민참여 및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예산 삭감을 중단하라.

시민사회는 우리나라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국가 권력을 견제하고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정치․경제․사회․환경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정부 및 공공부문과 협력하여 공익사업들을 수행하였다. 우리 사회가 세대․지역․이념적 갈등이 커지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사회문제들이 등장하였고, 시민사회는 정부와 지방정부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민관협력의 거버넌스를 구축하였고, 이는 시대적 요구였다.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서울시와 민간의 전문가 그룹, 중간지원조직, 시민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극복한 것은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최근 오세훈 시장의 시민참여를 수행하는 풀뿌리 조직과 시민사회단체들을 향한 ‘다단계, ATM, 중개소’라는 거친 비판과 폄훼는 민관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공동체의 발전이라는 전 지구적 거버넌스 흐름을 전면 부정하는 심각한 퇴행이다. 특히, 오세훈 시장은 2개월이 지나도록 자신의 ‘1조원’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공개하지 못하면서 전체 시민사회가 문제라며 연이어 비판하는 것은 시민사회단체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일반시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정당하지 못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어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이러한 오세훈 시장의 발언의 의도는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서 확인되고 있다. 11월 초에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풀뿌리 주민조직들과 민간위탁기관들의 예산은 사전 협의도 없었고, 편성액조차 공개하지 않았으며, 절반이 넘는 예산이 삭감될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있다. 예산 삭감의 근거를 요구하는 질의에 서울시는 “시장님의 뜻이다”라며 해당 기관과 근무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서울시가 규정한 절차와 지침에 근거해 시행되었고, 공증된 협약서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서울시는 예산 삭감을 넘어 인원감축까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협약 위반행위를 하고 있다. 또한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경실련과 정책협약서에 동의했던 ‘시민사회활성화 기본계획 이행을 위한 시민사회 전담부서 지정, 서울 5개 권역 NPO지원센터 설립, 비영리 일자리 지원과 주민․시민의 공익활동 참여촉진을 위한 권역별 NPO입주협업공간 조성’ 등 공약을 무시하고 오히려 2022년 예산편성(안)에는 위탁사업비 50% 감축, 일자리 30~60% 축소를 강행하고 있으며, 2개 권역의 NPO지원센터 설립 예산은 아예 반영조차 않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하여 “예산과 돈을 얼마든지 써도 좋고 수지타산을 안 맞춰도 좋다”고 발언하였다. 이와 같이 오세훈 시장의 2022년 예산(안)은 자신의 호불호에 따른 기준만 있을뿐 시의 자원배분의 원칙과 기준이 없이 편성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시민참여와 시민사회활성화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정부와 시민사회간 신뢰의 확보가 중요하다. 2000년대 이후 급속하게 확장되는 시민참여와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예산의 배분과 집행과정, 성과 관리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민관이 공동으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수렴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급변하는 행정 환경과 지속되는 경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참여와 활성화가 실제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역할이 뒷받침되어야 민관이 공동의 경험을 통해 역량을 축적하고 신뢰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이른 시일 내에 명백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를 오세훈 시장이 거부한다면 올바른 민관협치 실현을 위해 법적인 책임을 묻는 절차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2. 오세훈 시장은 시정을 검증하는 언론의 통제를 중단하고, 왜곡된 취재유도의 진실을 밝혀라

오세훈 시장은 시민사회에 대한 일방적인 폄훼를 넘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서울시는 “시 곳간이 시민단체 ATM이라더니 근거 못대는 서울시”라는 한겨레신문의 보도 직후 서울시는 일방적으로 광고 중단을 통보했다. 이 기사는 오세훈 시장의 ‘1조원’ 발언에 대해 국회, 시의회, 시민단체 등이 관련 자료의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언론사가 검증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세훈 시장은 언론사에 서울시 재정으로 지출되는 광고비 중단을 통보하며 자신의 주장을 검증조차 못하게 재갈을 물리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해당 언론사 뿐만 아니라 타 언론사에도 서울 시정 관련 보도에 대한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것이며, 명백하게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언론과 관련한 오세훈 시장의 더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특정 언론사에 취재를 요청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10월 28일 TV조선은 ‘지난 10년, 서울시에선 무슨 일이’ 편의 취재기자는 “서울시측의 취재요청을 받아 취재하고 있다”고 인터뷰 대상자에게 밝힌 바 있다. 이는 오세훈 시장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는 입을 막고 우호적인 언론사에게는 왜곡된 취재를 유도한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민들에게 TV조선 프로그램 제작의 취재 요청 의혹을 해명하고, 지원 예산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

오늘 전국의 풀뿌리 주민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세훈 시장 취임 후 7개월 동안 보여준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에 대한 폄훼, 협치를 부정하는 근거없는 예산 삭감, 언론에 재갈을 물리거나 특정 언론에 왜곡 취재를 유도하여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우려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아, 정중하게 면담을 요청한다.

첫째, 오세훈 시장은 시민참여와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을 합리적 근거와 명분 없이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시 중지하라.

둘째,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10년간 1조원이 지원되었다는 주장의 근거를 당장 공개하고, 검증하라.

셋째, 오세훈 시장은 풀뿌리 주민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자발적인 공익활동 지원예산의 일방적 삭감을 중단하고, 신의성실의 자세로 협약을 이행하라.

넷째,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주장을 검증 보도한 언론사의 광고 중단을 정상화하고, 특정 언론사의 왜곡된 취재유도와 예산지원 등 일체의 사실을 해명하라.

다섯째,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정책협약에 동의했던 ‘시민사회활성화 기반 구축 및 실현’ 공약을 조속히 이행하라.

2021년 11월 4일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행동하는 전국 1,200여개 시민·지역사회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