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길라잡이 6기의 첫번째 순성놀이

By |2014-10-09T11:17:34+00:0010월 9th, 2014|사무국과 탱고를|

9월 27일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순성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수료를 마치고 정식 도성길라잡이가 되신 6기 선생님들께서도
적극적으로 함께해주셨습니다!

일주코스와 시민참여부스에서 열심히 안내와 진행을 맡아주신 도성길라잡이 6기 선생님들!

그 중에서 일주코스에 참여하셨던 강금철, 엄재홍, 최규만 선생님의 후기를 살짝 전해보려 합니다.

도성길라잡이 6기 샘들 안녕하세요~
올해 순성놀이에서 안내자와 진행자로 함께해주셨어요.
답사도 함께 열심히 해주시고 준비도 열심히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과정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최규만 : 한달전 운전해서 집으로 가다가 조인숙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나서,
앞으로 내게 벌어질 변화를 전혀 알지 못하고 제의를 덥석 물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끝내고 나서야 제 가슴속에 뭔가 작은 모래알 하나 같은 것이 들어온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래알은 하루 하루가 지날 수록 매일 2배씩 커지면 점점 돌덩이가 되어 가면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순성 답사 2차, 3차를 하면서 체력적인 부담보다는
각각의 장소에서 주어진 시간과 안내할 내용들이 복잡하게 머리속에 정리되지 않고
쌓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순성 하루 전날은 회사에서 일도 잘 되지 않고,
뭔가 준비가 한참 부족한 느낌에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엄재홍 : 근 한 달간 답사하고 매뉴얼 만들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내 첫 순성놀이 안내의 초점과 방향은 뭘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성격상 이벤트 성이 강한 행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능력에 비해 큰 일을 맞게 되어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충 준비할 수가 없어 부담도 많이 되었습니다.
욕심을 부려가며 매뉴얼 분량을 늘렸다가 줄이기를 반복하다보니 순성놀이가 다가왔습니다.

답사때 열심히 매뉴얼에 여러가지를 적으며
한마디, 한마디에 귀기울이고 다른 도성길라잡이 샘들께 노하우도 많이 듣고
살짝 긴장한 모습도 보여주셨던게 생각나네요.
그럼 순성놀이 당일은 어떠셨나요?

강금철 : 올해는 초가을 날씨라 좀 더웠던 것 같습니다.
작년 순성놀이는 교육생 신분으로 함께 했었는데 10월말이어서
아침에 좀 서늘했었고, 마치는 저녁 나절 광화문에서는 어둠과 함께 좀 추웠었던 기억납니다.
올핸 한 달 남짓 이르게 시작해서인지 오히려 좀 덥다는 느낌…..

전날 선약이 있어 늦게 귀가해서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고,
민폐가 되면 어쩌나 싶어 일찍 집을 나섰고 쪼금 이르게 역박에 도장을 찍었는데
왠걸, 부지런한 샘들은 벌써 도착해 사무국샘들과 이것 저것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식전행사로 순성놀이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간단한 몸풀기 운동, 팀 구성
그리고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면서 긴 하루의 일정이 시작되었던게 기억납니다.

엄재홍 : 4월 시민안내를 끝내고 대략 반년 만에 마이크를 잡아서 그런지
순성놀이를 시작했는데영~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보신각팀이기에 출발 전에 여러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긴장도 되고 마이크도 어색하고
그래도 걷기 시작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최규만 : 순성놀이 당일날 아침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내가 왜 그때 안내자를 하겠다고 했을까 후회도 했습니다.
오늘 무척이나 힘든 순성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순성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순성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긴장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부담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소통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순성놀이를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시민이 있었나요?

강금철 : 시종 뒤에서 힘겹게 돌부리를 붙잡고 인왕과 백악을 올랐던 시민분이 계셨어요.
등에 매고있는 배낭이 무거워보여 들어주려 했지만

혼자힘으로 해보겠다며 고마워하며 한사코 거절하셨던…  
마지만 역박에 도착할 즈음엔 평지에 강하다며 외려 저와 어깨를 같이하셨어요.^^
그리고 5학년 딸과 함께한 어머니, 장성한 아들을 꼬드겨 함께한 부부도 생각납니다.
처음부터 인왕, 백악에 뿔이났던 아들을 다독이며 완주하셨어요~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순성놀이에 함께한 소감은 어떠신가요?

최규만 : 순성놀이가 끝나고 나서,
나를 누르던 내 가슴속의 큰 돌덩이가 차지했던 공간은 해냈다는 뿌듯함과
서로에 대한 신뢰와 함께한 즐거움 같은것으로 꽉 채워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순성놀이는 그렇게 2014년 가을의 문턱에서 나에게 준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45살의 내가 다시 진화해가고 있구나를 느끼게 된것이죠…

한양도성, 길라잡이 샘들 그리고 참여하는 시민들과 함께 공존하므로,

공감할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엄재홍 : 많은 부담감을 갖고 시작한 순성놀이지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출발도, 도착도 아닌 준비기간 이었습니다.
6기 교육과정동안 공부했던 내용인데
내 구간이 결정된 다음부터는 등한시했던 내용들이었고,
내가 나만의 또 다른 매뉴얼을 만들면서 공부도 많이 되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강금철 : 하루에 20km를 걷는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었지만,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시민들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도 나누고
군데 군데에서 사진도 찍어드리면서 즐거운 모습
, 추억을 담아드린것 같아
저 역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
중간에 생겼던 애매한 시간 공간을 적절한 퍼포먼스로 정리했던
안내샘의 센스는 또 다른 배워야할 점이었습니다
.

아울러 잘 뵙지 못해 이름 석자도 어색했던 타구간 샘들과의 뒷풀이 공간도
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순성놀이 일주코스에서 시민참여자가 아닌~

안내자, 진행자로 함께하며 도성길라잡이 6기들의 첫번째 순성놀이가 잘 무사히 끝났습니다.
역할은 서로 달랐지만, 많은 시민들과 함께
안전하게 순성하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따로 후기에 함께 적지는 못했지만, 강금철, 엄재홍, 최규만 선생님 이외
오랜 시간 함께 준비해주신 도성길라잡이 6기 선생님들,
다른 기수 선생님들, 서울KYC 회원 여러분들.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어느 누구하나라도 없었다면,

올해 순성놀이를 이렇게 잘 마무리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준비회의와 현장답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뤘을 회원들의 수많은 갈등과 노력들..
모두의 마음이 모여서, 2014년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순성놀이
올해도, 우리가 원하는대로 “순성”했습니다.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내년에도 또 만나요~


서울KYC 자원봉사자들 “순성놀이 폐막식 기념샷”

* 글은 6기 선생님들께서 보내주신 후기를 살짝 정리하였습니다.
강금철, 엄재홍, 최규만 회원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