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화장실에 대한 생각

By |2004-09-30T09:23:36+00:009월 30th, 2004|사무국과 탱고를|

올 초 사무실을 새 단장하면서 화장실 운영 방식을 바꿨다.

그동안 열쇠를 가지고 필요에 따라 열어 쓰는 폐쇄형에서 지나가는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바꾼 것이다. 조금 더 지저분해질 수 있지만 급한 용무로 곤란해 할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개방했다. 대신 상근활동가들이 주1회 하던 화장실 청소 횟수를 주 2회로 늘렸다. 그 덕에 화장실은 전 보다 더 깨끗하게 유지되었고 열쇠 가지고 다니는 불편도 없어졌다.

추석연휴를 마치고 출근한 오늘 아침, 2층 사무실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위치한 화장실 입구가 물기가 흥건하고 찌릿한 냄새도 난다. 누군가 화장실 문에 대고 갈긴 것이다. 화장실의 위치상 2층 셔터의 잠금 장치에도 분명 파편이 튀었을 것이다. 화장실 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인데 저녁에 퇴근하면서, 특히 휴일을 낀 날에는 화장실 문을 꼭 잠그고 퇴근해왔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혹시 그놈이 또… 불쾌한 마음에 건물 출입문 단속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부터 했다. 그러나 여러 입주자가 있는 건물의 성격상 그것은 별 실효성이 없다. 몰래 카메라 생각도 잠시 스쳐갔다.

점심식사 하러가며 입구에 고여 있는 그것을 다시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24시간 화장실 문을 완전개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 지저분해지면 청소 횟수를 한 번 더 늘리면 될 일이다. 대신 이제는 저녁 화장실 문 닫고 가는 것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아침 출근 후 생리현상으로 화급할 때 혹시 잠겨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 안 해도 된다. 화장실 이용이 더 편해지는 것이다.

어둑한 화장실 문에 불안한 마음으로 조준하던 그 분도 이제 좀 편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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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에는

미디어 강좌 – 나도VJ

김경 회원 사무실 방문(빵 들고)

김혜옥 회원 사무실 방문(일본 유학중 일시 귀국)

8월 25일에는

창덕궁 소장 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