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주 잃어버리고, 잊어버렸던 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랑 학교 운동장 주변의 나무들과 풀들을 살펴봤거든요.
서울KYC 회원이면서 공익성회원활동모임인 우리궁궐길라잡이로 창경궁에서 활동하시는 이혜숙 선생님께 부탁을 드렸어요. 이 분께서는 나무와 풀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시고 있고 숲 해설사로도 활동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이혜숙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서 아이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 주변을 훑어보았습니다. 그러자 3년 동안 이 학교에 있으면서 몰랐던 여러 나무와 풀들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운동장 한 쪽 구석엔 봄맞이꽃이라고도 불리는 ‘개불알풀꽃’과 봄의 싱그러운 밥상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냉이꽃’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꽃밭 한가운데를 유심히 살펴보니 ‘꽃다지’도 꽃을 피우고 있더라구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동백과 단풍나무, 산수유, 수수꽃다리, 목련 등이 봄을 알려주는 듯 화사하고 포근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답니다.
‘아. 봄은 이미 우리 주변에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봄을 느끼지를 못하고 있었구나.’
갑자기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곁에 온 봄을 맞이해주지 못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