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은] 서울KYC-KEY도쿄 교류사업 :: KYC kids(?) 이경은 인턴의 소감

By |2010-11-30T09:29:26+00:0011월 30th, 2010|사무국과 탱고를|

다문화공생을 생각하다_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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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 허스키목소리, KYC kids?? 이경은 인턴의 소감문…….이랄까.











그동안 내가 다문화공생을 얼마나 생각했을까
?


지금까지 내 고민의 초점은, 이분법적으로 말해 백인과 흑인에게 각자 다르게 나타나는 한국인의 태도에서 오는 차별이었다.



지하철을 떠올려보자
. 백인이 지하철에 탔다. 한국인은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들의 옆자리에 앉는 것이 싫지는 않다. 말 시킬 까봐 좀 부담스럽긴 해도. 반면, 흑인이 지하철에 탔다. 한국인은 그가 흑인 중에서 미남미녀이건 말건 그건 생각지도 않는다.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모르는 어느 동남아의 말을 하면 불쾌감은 더욱 심화된다. 내 옆 자리에 앉을까봐 좀 신경쓰인다. 왠지 더러워 보인다. 입냄새도 날 것 같다.



이런 생각의 흐름이 한국인 중에서도 다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조차도 이런 의식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저항하고 있을 뿐..) 대표적인 사건으로 성공회대학교 후세인 연구 교수의 일이 있다.(참고: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5561.html,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5776.html)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내가 성공회대학교 1학년 학생일 때 이분을 학교에서 자주 마주쳤고 인터뷰도 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 이래로 나는 줄곧 이런 현상이 내 주변에서 어떻게, 얼마나 일어나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다였다. 그저 난 현상을 관찰하는 데에만 그쳐있었다. 흑인 혹은 동남아 출신의 사람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더 세세한 관찰과 고민은 결여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태는 내가 스텝으로서 이번 행사를 준비할 때까지도 마찬가지였다.


KEY 멤버들과 함께 안산을 다녀오고, 소감을 나누면서 차츰 다문화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진정한 다문화공생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한국 사회 다문화를 배우는 필드워크로 안산시 원곡동을 다녀왔다. 우리는 원곡동 외국인주민센터와 국경없는마을, 중국동포의 집을 방문하고 국경없는거리를 둘러보았다.


국경없는마을에서 김승일 국장님의 강의를 듣고, 결혼이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방법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을 전제하지 않은, 결혼이 수단이 되어버린……. 그러니까 결국 행복해지기 힘든 것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다문화가정이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을까? 이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불법체류 단속으로 인해 신이산가족이 된 이주노동자 부부와, 이주노동자 부부는 본국으로 돌아가고 남겨진 무국적 아이들 문제도 내게는 너무 어렵고 무겁게 느껴졌다.


중국동포의 집에 가서는 재중동포 할아버지와 중국인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들의 이야기가 이 곳에서 해주는 서비스가 무료로’, ‘무상으로그래서 좋았다.’, ‘고맙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굉장히 강조됐던 것 같다. 아쉬웠다. 물론 정말 대단하고 큰 배려와 베품이긴 하지만, 무조건 그 분들에게 베푸는 것만이 해법일까. 그렇게 한다고 진정한 다문화공생이 이뤄질까. ‘당신가 같은 인간이라는 것.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당신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인식이 생기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소수자의 변화 보다 다수자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김승일 국장님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갔다.


원곡동 외국인주민센터에 갔을 때는 그곳 소장님의 이야기가 유쾌하지 들리지 않았다. 외국인주민센터가 이주민에게 굉장히 많은 혜택을 주고 있었는데, 마치 그 이야기가 우리는 이렇게 잘 하고 있어요.’라고 자랑하는 것 같았다. 무료진료, 통역지원, 아동센터 등은 이미 시민단체들이 오래전부터 해오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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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 언급할 때도, 내국인에게 어쩔 수 없다. 이해해라.’라는 식으로 이해시키고 있다고 하기에 놀랐다. 이는 ()차별의 연속일 수밖에 없고 내국인은 되려 이주민과 이주민 관련 행정, 복지, 다양한 서비스를 싫어하고 미워하게 될 것 같다. 다문화가 이주해온 사람만을 위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다문화가 될 수 있을까? 내국인도 함께여야 하지 않을까? 내국인과 이주민이 함께 의논하여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진정한 공생이 아닐까? 정부에서 이주민 관련 정책을 만들 때에 이러한 부분을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농활을 갔을 때, 이장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농촌 총각들이 국제결혼을 많이 하는데 이혼을 많이 한다고 하셨다. 이장님은 아니, 한국말만 배우라고 하면 어떡해. 배우자도 같이 그 나라 말을 배워야지. 한쪽만 이해하기를 바라고 강요하니까 이혼하는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쪽도 강요하거나 당하지 않고, 서로 배우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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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엔
마이너리티가 이야기하는 다문화공생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졌다. 필드워크를 통해서 현재 한국의 다문화 정책과 이주노동, 결혼이주의 문제를 알아보아본 것을 토대로 각자 다른 경우의 마이너리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었고, 마이너리티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버마 난민이자, 이주노동자이자, 버마민주화운동가인 마웅저씨의 버마 문제는 아시아의 문제. 남북통일도 마찬가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말씀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또한 재일조선인 3세 조경희씨의 민족 그 자체가 다문화다.’는 얘기 또한 신선하면서도 수긍되는 얘기였다. 박이스라르 선생님이 다문화 교육을 하고 나면 아이들이 자신을 친구처럼 친근하게 생각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작은 희망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진정한 다문화공생 사회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은 이번 교류사업을 통해 깨닫고 고민하게 된 것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고, 마이너리티와 소통할 수 있도록 마이너리티에 대해서 더욱 공부해야겠다. 그들의 언어, 문화, 어려움 등등..


내게는 조금 힘들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KEY 멤버와 정을 쌓아나가는 행사기이도 했다. 다음 교류행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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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KEY도쿄 위원장 고옥련씨가 초콜릿 과자를 선물로 주셨는데 실수로 서울유스호스텔 로비에 두고 와버렸다. 다행이 로비에서 보관하고 계셔서 지난 금요일에 찾으러 갔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서울유스호스텔을 나오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느덧 타향살이를 한지 5년이 다 되어간다. 같은 한국일지라도 언제나 고향은 아련하다. 고향, ‘우리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같은 나라 안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향이 그리울까. 게다가 심한 차별까지 받는다면, 얼마나 이 그리울까.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의지할 지인도 없는 땅에서 삶을 꾸려나가야 했던 재일동포 1세들의 삶을 상상해봤다.


KEY 멤버 한 분이 헤어지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항상 생각해요. ~, 한국에서 살고 싶다!” 그것이 어떤 심정일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냥 단순히 한국이 좋아서?’는 아닌 것 같다. 재일교포분들을 만나는 것이 이번 행사로 두 번 째였는데, 앞으로 더 고민해보고 싶어졌다. 재일교포 3, 4세들은 한국에 왔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가 재일교포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지만, 내년 교류사업에 참가할 때엔 나 스스로가 고민을 좀 더 진척시켜서 가야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동안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까” –토이. 스케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