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목계지덕木鷄之德 평화의 내공을 쌓아가는 근현대사 아카데미 철원답사

By |2015-05-12T09:46:00+00:005월 12th, 2015|서울KYC 뉴스|

서울KYC 근현대사 아카데미 첫번째 답사!

2015년 근현대사 아카데미는
해방공간에서 분단과 전쟁에 이르는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점점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통일!을 생각해보는 시간!
그 첫번째 답사는 철원 비무장지대 입니다.
5월 2일 토요일! 사진작가 이시우 선생님과 함께하는 철원답사
그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만나보실까요?



아직도 그대로인, 청량리역 시계탑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2시간을 달려
삼부연 폭포앞에 도착했습니다.

삼부연폭포는 폭포수가 높은 절벽에서 세 번 꺾여 떨어지고,
세 군데의 가마솥 같이 생긴 곳에 떨어진다 해서 삼부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경치가 빼어나 겸재정선(鄭敾)은 이곳을 지나다가 진경산수화를 그렸다고 할 정도입니다.


겸재 정선에 의해서 진경산수화라는 ‘그림’으로 완성된 아름다운 금강산 미학은

지금은 남북분단으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금강산 관광을 통해 ‘비무장지대를 걷는다’는 새로운 금강산미학이 만들어지는중 지금은 멈췄습니다.
금강산이 다시 언제 연결될 수 있을까요?
금강산 미학이 새로운 통일미학으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비무장지대로 향하던 중 버스에서 만났던 승일교!
1948년 철원이 북한 지역이었을 때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하였다가 한국전쟁으로 공사가 멈추었고
그후 휴전이 성립되어 한국 지역으로 넘어오게되자, 1958년 12월 한국 정부에서 완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초 공사와 교각 공사는 북한, 상판 공사 및 마무리 공사는 한국
그래서! 남북합작의 다리입니다.


비무장지대를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무장이 없는 곳? 총칼이 없이 평화로운 곳?
실제로 현실은 중무장상태가 먼저 떠오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비무장지대는 가장 강력한 안보체계가 발동되어야 하는 곳으로
무장한 군인이 밤낮없이 경계를 서는 곳입니다.

비무장지대에 들어와 첫번째로 간곳은 제2땅굴입니다. 두번째로 발견되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적대적인 언어가 주는 위압감은 절정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남북이 대치! 군사적으로 대결하는 가장 최전장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1974년 연천에서 제1땅굴이 발견될때부터
세계적차원의 냉전질서, 베트남전쟁, 닉슨독트린, 주한미군 철수론, 유신독재 등
국내외적으로 영향을 발휘하는 정치적 상황이 언제나 공존합니다.

여러가지 정치상황과 안보논리에 맞게 이용된 땅굴.
낡은시대의 안보교육, 남북대결의 현장으로 방치해야할까요?
이 땅굴을 어떻게 활용하면 될까요?
지금도 수많은 땅굴이 존재한다는 엉뚱한 주장도 남발합니다.
남북대결, 종북몰이가 낳은 서글픈 현실입니다.
평화의 상징으로 이 땅굴이 남북을 연결할 수는 없을까요?
땅굴 남쪽 끝지점에서, 계속 걸어올라가면 북쪽의 어느 지점과 연결될 수 있을까요.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 화해와 협력 ‘평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상상을 더해봅니다.

철원평야, 김일성고지, 피의능선, 백마고지 등등
비무장지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철원평화전망대입니다.
무장상태에서 ‘평화’를 지향하는 어색한 곳이기도 합니다.

비무장지대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 따라 설치된 것으로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즉 DMZ 남측지역 관할은

정전협정 체결 주체인 유엔사가 맡고 있기 때문에 DMZ 출입 승인, 남북간 충돌 발생시
현장조사 등은 유엔사가 직접하고 있습니다. 이 곳의 모든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이 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비무장지대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비무장지대가 말그대로 비무장지대가 되어야 하는것이 비정상인 한반도.
어둠보다 무서운 안개 정국 속의 한반도처럼 무겁습니다.
긴장과 불신. 화해. 협력이 공존하지만…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68년 이후 비무장지대에는 고엽제가 살포되고 철조망이 설치됩니다.
GMO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몬산토’는 베트남전쟁을 비롯하여 이곳 비무장지대에서
고엽제를 비롯한 제초제 실험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미국의 군산복합체파워는
이곳 비무장지대에서도 여전히 작동중이며, 지속적 필요에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체계)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세계적인 기업을 통해, 우리 밥상에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비무장지대는 일상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비무장지대 속에 들어가버린 ‘구철원’ 지역을 한가롭게 걸으며 답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이곳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월정리역입니다.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기차가 다닌 곳 철원.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이 이곳을 지났고,
서울과 금강산을 잇는 철도가 이곳에서 이어져 나갔습니다.
지금은 멈추어버린, 단절된 아픈 추억의 한 그림으로 된 쓸쓸한 곳입니다.

표지판을 보면 새삼 뜨악해집니다.
월정리역을 중심으로 철원, 가곡. 거리가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 지금은 가지 못하는 평강, 원산, 금강산, 함흥, 나진…
그 가까운 거리를 애써 감추기 위해 거리 표시가 사라진 것일까요?

월정리에서 서울까지는 104㎞, 부산 543㎞, 평강 19㎞, 원산 123㎞, 함흥 247㎞, 청진 653㎞, 나진 731㎞
저 기차로 달리면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 곳에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이곳 월정리역에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원산을 지나, 평양을 거쳐 중국까지! 저 멀리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연결까지.
더이상 북으로 갈 수 없는 이곳 월정리에서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대륙적 상상력
유라시아적 평화 상상력을 펼쳐봅니다.
일제의 ‘침략과 수탈’의 수단으로 만들어진 ‘기차’가
남북 분단을 잇고, 유라시아적 ‘평화’를 꿈꿀 수 있도록 다양한 ‘만남’과 ‘경계’를 달리면 좋겠습니다.

비무장지대를 벗어나서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 노동당사 앞입니다.
해방 직후에 세워 한국전쟁 때까지 사용한 조선 노동당 철원군 당사입니다.
어두운 회색으로, 여기저기 폭격 맞은 흉터를 간직한채 우두커니 그곳에 서 있습니다.

철원에 남아있는 노동당사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맞닿아있습니다.
‘적’으로 간주하여 없애고 파괴할 것인가?
통일의 상대자로서 받아들이고, 조정하고 협의해 나갈 것인가?

 

노동당사를 보며 장자의 목계지덕(木鷄之德)의 지혜를 들여다봅니다.
목계지덕은 어떠한 닭이 달려들어도 꼼작하지않고 노려보니
싸우지 않고도 다른닭이 도망간다는 의미로,
싸움을 할수밖에 없을때. 싸움의 고수가 되어야 싸우지않고도 이긴다는 의미입니다.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작은 일에 흔들림이 없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

그러한 상태를 유지했을때, 우리가 바라는 평화와 통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계지덕! 일상에서 평화의 내공을 준비하는 것!
평화적 문제해결을 위한 상상력을 높이고 실천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절실한 요즘입니다.
갈등, 대결이 깊어질수록 싸움의 고수가 되어야 합니다.
싸움을 거는 것은 하수의 행동이고, 우리는 싸움을 안걸고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키지 못하는 평화는 평화가 아닙니다.
평상시 ‘평화’의 내공을 쌓아가고
내마음속의 평화와 외부의 평화가 일치되어야
진정한 평화랄 수 있습니다.

평화를 상상하는 안목이,
평화를 만드는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철원에서 만났던 평화와 통일의 상상력.
일상과 멀지않은 곳에 있는 분단, 비무장지대 체계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목계지덕의 지혜를 배우는 의미있는 답사가 되었습니다.
참가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5월 14일(목) 한국현대사와 미국(실내강의)
-5월 23일(토) 오월 광주를 찾아서(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