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 실천연대 발족

By |2011-11-21T08:00:52+00:0011월 21st, 2011|서울KYC 뉴스|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 실천연대 발족 기자회견문



1. 다시 범죄의 재구성이 시작되고 있다. 정의와 평화, 평등과 복지를 향한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역하는 반동이 거세지고 있다. 수구세력의 역사왜곡이 상식을 넘어 거대한 범죄로 나아가고 있다.
 
  2.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국방송(KBS)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군을 토벌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을 잔혹하게 학살하여 살인귀(殺人鬼)부대로 악명을 떨친 간도특설대의 장교 출신 백선엽을 ‘6·25전쟁영웅’으로 추앙하는 특집다큐멘터리 2부작을 방영했다. KBS는 이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서 친일파 청산을 극력 저지하였으며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등으로 헌정을 유린한 독재자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미화하는 다큐멘터리를 3부작으로 방영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괴뢰국 만주국 장교로 복무한 친일파였으며, 시민들의 4·19혁명을 군사쿠데타로 짓밟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유신독재로 인권을 유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자 박정희를 기념하는 도서관도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아일보의 종편은 종편 개국 특집으로 내년 3·1절을 기해 박정희를 다룬 50부작 드라마를 방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3. 과거회귀세력의 범죄행위는 거짓 영웅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구조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교과서 개악이다. 2013년부터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중심 5·16 군사정변’, ‘5·18 민주화운동’, ‘전두환 신군부 정권’ 등 독재와 민주화 관련 주요 내용들이 모두 삭제된다. 친일파 청산 문제도 역사교과서에서 빠진다. 또한 지금까지 사용해온 ‘민주주의’라는 용어 대신, 독재를 정당화하고 반공주의와 같은 의미로 통용되어 온 ‘자유민주주의’를 쓰도록 하였다. 민주주의를 축소·왜곡하고 친일·독재를 찬양함으로써, 기억의 공공화와 역사정의의 정식화를 파괴하겠다는 검은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4.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친일·독재의 어두운 과거를 정리하고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을 규명함으로써 대한민국 정통성의 내실을 채우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1998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명예회복위원회’,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등이 출범하여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활동이 시작되었다. 2004년에는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통해 정부의 포괄적 과거청산 방침을 정한 이후 2005년부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등 과거사 위원회들이 설립 운영되었다. 그 결과 반민특위가 해체된 지 꼭 60년만인 2009년 친일진상규명위원회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을 국회에 보고하고 대한민국 관보에 게시함으로써 일제에 협력한 친일파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 또한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친일행위로 획득한 일부 재산을 국가로 환수함으로써 비록 상징적이긴 하나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남기는 성과를 거두었다. 더욱이 2003년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고 제주를 방문한 대통령이 제주도민과 유족에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하고, 2008년 1월에는 울산보도연맹사건 희생자에 대해 국가 차원의 포괄적인 사과를 했다. 이것은 반세기 가까이 해결하지 못했던 진실과 화해를 위한 중요한 전진이었다. 한편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시민의 성금으로